젊은 날은 감상에 젖어
시집을 옆에 끼고
안개 자욱한 강가를
슬픈 일도 없는데
슬픈 사람인 양
고개를 수그리고 걸었네
이해되지 않는 시를 읊조리며
별이 내리는 들길을 걸었네
방황의 어깨에는 사치스러운 고독이
사유를 휘저으며 내려앉고
마음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
허공을 부유하였네
슬픈 비가 내려
아픈데도 없는데 아파하고
겨울비가 내려
그리운 이도 없는데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젖었네
꿈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
길을 잃었네
슬픈 곡조를 읊조리다
나를 잃었네
지난날은 지금도 여기에서
심각한 사유에 머물러
허상의 시간을 먹고 있네
달콤하고 매운